뜻있는 시민단체와 교원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문화축제 형식으로 진행하던 학생의 날 행사가 최근 몇 년 사이 청소년 스스로 이슈를 만들고 기획하는 자발적인 모습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청소년 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하 희망)’은 전교조 등 교육시민단체들과 함께 오는 28일부터 시작하는 서울지역 학생의 날 기념행사 ‘청소년 자유선언 페스티벌’에 공동 주체로 참여한다. 대구 ‘(사)청소년교육문화센터 우리세상(이하 우리세상)’과 인천 ‘(사)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이하 내일)’ 역시 학생인권을 주제로 한 청소년 축제, 청소년 인권영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시작은 우리끼리 지금은 모두 함께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청소년 운동을 계속해왔던 이들의 공통점은 단체가 생긴 이후 한 번도 빠짐없이 학생의 날 행사를 진행해 왔다는 것. 1990년대 처음 문을 연 ‘희망’은 매년 학생의 날 기념식과 토론회를 회원 중심으로 열어왔다.
이들이 참교육학부모회나 전교조 등 교육시민단체들과 함께 학생의 날 행사를 기획한 것은 희생자의 대부분이 청소년들이었던 1999년 인천 호프집 화재 참사 1주기를 맞은 2000년부터다. ‘다시 찾은 학생의 날’이라는 주제로 인천 참사 추모와 학생의 날 축하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던 이들은 2004년까지 ‘희망’ 회원을 넘어서 더 많은 학생·청소년들과 동아리 공연, 학생회 사례 발표 등의 내용을 공유했다.
‘우리세상’ 역시 회원 중심으로 기념행사, 토론, 초청 강연 등 조촐하게 진행하던 학생의 날 행사를 2000년부터 ‘대구 청소년 문화 한마당’이란 이름을 내걸고 연대단체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청소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06년, 학생이 주인 되다
하지만 2005년 5월 내신 등급제 반대 집회와 두발자율화 요구 움직임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표현하는 법을 배운 학생들. ‘희망’ 이근미 사무국장은 “2005년 이후 학생의 날 행사의 방점이 ‘놀이와 자축’에서 ‘청소년의 문제의식 표출’로 바뀐 것 같다”고 말한다.
올해 ‘희망’은 ‘학생회가 바라보는 학교 현실과 대안’ 토론회를 전교조와 함께 주최하며 11월 5일 학생의 날 기념식에서는 동아리를 학교 폭력의 온상으로 바라보는 학교의 시각을 비판하고, 퍼레이드를 통해 학교 제도의 모순을 지적할 예정이다.
올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세상’은 9월부터 시작된 학생인권워크숍과 토론회에 이어 올해 청소년 문화 한마당 주제를 ‘청소년 인권’으로 정했다.
‘우리세상’ 지명희 문화예술사업국장은 “학생들에게 멀게 느껴지는 ‘학생의 날’을 축제로 승화시켜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 지금까지의 행사였다면 이제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나 요구를 드러내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대동제 형식의 학생의 날 기념행사 ‘가슴펴고 어깨걸고’를 ‘청소년 인권영화 축제’로 바꿔 올해로 3번째 진행하고 있는 ‘내일’의 변길섭 활동가는 “딱딱한 주제인 ‘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계속적인 토론을 통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11월 4일 인천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학생인권·자치법안 국회통과를 위한 서명운동을 함께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들 단체의 자세한 학생의 날 행사 내용은 내일(http://www.youth.incheon.kr), 우리세상( http://uri1318.org), 희망(http://www.heemang21.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교조 지부,지회별 학생의 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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