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창작 동화책 <발 인생사> 담양금성중학교 3학년 나정아, 이민화 작품, 2006 / 플래시 제작 kartlee

   이 작품은 2006년 겸임학교였던 담양의 금성중학교 3학년 학생의 창작 동화책 <발 인생사>이다. 

      창작동화책 만들기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은 글을 써야 된다고 하면 부담스럽게 생각하다가도 자신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고 하면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태도로 변한다.  때론 상투적인 이야기로 시작했다가도 전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상투적인 줄거리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방식이 들어 있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예상치 못한 참신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는 기분이다.  뛰어나지는 않지만 저마다의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지만, 유독 빛나는 별을 발견할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발 인생사>도 내게 그런 기쁨을 주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만들었던 정아나 민화는 수업시간에 의욕적이고 성실한 학생들이라 특별히 내가 조언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힘들어 하는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근사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우리의 신체에서 별로 주목 받지 못하는 발을 소재로 따뜻한 마음이 곳곳에 묻어나고, 한편 삶의 비밀을 알아버린 듯한 이야기가 참으로 놀라웠다.  거기다가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은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이 작품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나 또한 내내 행복하였다. 

   이 책을 만들었던 정아와 민화는 아직도 저희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와 책을 기억하고 있을까?  자신들의 안에 들어있는 따뜻한 마음과 상상의 나무를 아름답게 잘 키워가고 있을까?

   올해도 이 곳 하의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창작동화책 만들기 수업을 하고 있다.  책을 완성하기까지  힘을 잃지 않고 완성할 수 있기를 우리 아이들과 나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야겠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