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교컴
4월이 오면
언젠가는 4월이 좋았다.
스산한 공기와 나른한 햇살이 그리 좋았다.
한가하게 흐르는 시침이 부드러웠다.
똑똑 거리는 초침의 운동이 문열라는 노크와 같았다.
버드나무에서 연한 초록의 잎들이 번져오면
멀리 저 언덕에 누군가가 와 줄 것 같았다.
마을로 들어오는 길가에 줄지어 있었던
뽀족한 포풀러가 풍성해지던 한낮이 좋았다.
비어있는 밥 그릇이 보였을 때,
저어 멀리 길가 끝으로 어머니가 올 것 같았다.
남은 겨울의 냉기가 흔들어 대던 창호지 문풍지를
칭얼대듯 난 배고픈데 엄마는 언제 올까.
겨우 낸 쪽마루 끝에 앉아 두 손을 턱에 대고 바라 본다.
두 줄 나무가 열어논 길에는 오지 않는 어미의 그림자 뿐이었다.
쌔앵하고 거세게 부딪히는 상승기류에 질끈 눈을 감는다.
포풀러는 가볍게 흔들리며 제자리에 있다.
쪽마루 끝에 서서 힘없는 기둥을 부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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