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교컴
이젠 안녕
퇴근 무렵 교무실 풍경은 쓸쓸하다. 4시 30분을 기점으로 썰물처럼 많은 분들이 사라진다. 작년 어느날 나는 자정을 넘기며 몇 분과 함께 일(?)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자기 일도 제대로 안 하면서 오지랖 넓게 다른 사람들 일을 하던 내 모습이라니. 내가 첫 발령 받은 학교에서 현재의 우리 학교로 전입을 오신 선생님과 긴........... 대화를 나누었다. 오랫동안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시다가 몇 년 전 임용에 합격하신 분이었다. 웬만한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그 시험에 당당히 합격하신 그 분이 놀라웠다. 나는 그 학교를 1년 만에 떠나면서 정말 서운했다. 내 의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늦은 시간까지 그 선생님과 이야기하면서 나는 아련한 추억 속에 젖을 수 있었다. 잊을 수 없는 나의 첫 제자들, 낯선 시골길을 물어 물어 찾아 갔던 가정 방문, 선생님들과의 즐거운 시간, 평소의 나와는 다르게 아주 많은 말을 했다. 다시는 이 곳에 오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면서 나는 그 곳을 떠났다. 그러나 오늘까지 살면서 교사로서의 첫 1년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어느 때보다 순수했던, 내 안에 각인된 그 시간들을. 이런............. 과거에 잠기다 보니 약속을 잊을 뻔했다. 열심히 살아야지.
댓글 0개
| 엮인글 0개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438 | 전전긍긍 [2+1] | 하데스 | 1568 | 2011.06.18 08:07 |
437 | [수필] 전자레인지 | 조진형 | 1789 | 2003.12.17 06:54 |
436 | 저기 멀리 보일 것 같은 [2+3] | 하데스 | 1761 | 2011.07.13 13:24 |
435 | 저 파란 어둠 속에서 [1+1] | 하데스 | 2635 | 2015.09.24 13:10 |
434 |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4 <북어국과 대구탕> [1] | 이국환 | 1576 | 2005.03.20 17:27 |
433 |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3 <총각김치와 홀아비김치> | 이국환 | 1575 | 2005.03.15 17:21 |
432 | [수필] 장작불 피우기 | 조진형 | 1007 | 2004.03.11 06:47 |
431 | 장승욱 님의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에서 6 '갈치와 풀치' | 이국환 | 1677 | 2006.11.27 13:24 |
430 | 장승욱 님의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1 -얼근덜근 맨송맨송 [1] | 이국환 | 1440 | 2005.02.18 05:41 |
429 | 장승욱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5 <새벽동자와 한동자> | 이국환 | 1720 | 2005.03.30 00:51 |
428 | 장승욱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2 -사리와 꾸미- [1] | 이국환 | 1504 | 2005.02.19 12:38 |
427 | 잠깐의 연극이라 여기며 [1] | 하데스 | 3558 | 2015.10.02 10:12 |
426 | 잘가요 [2+2] | 하데스 | 1546 | 2011.11.08 09:49 |
425 | 작은 기다림 [11] | 하데스 | 1307 | 2009.12.17 15:16 |
424 | 자존심 [3] | 하데스 | 1210 | 2011.04.28 09:20 |
423 | 잊지마, 그리고 기억해 | 이영진 | 1067 | 2007.04.05 10:16 |
422 | 잊지 않겠습니다 [4] | 하데스 | 3037 | 2017.11.06 15:25 |
421 | [수필] 일상 | 장경진 | 1638 | 2003.12.17 16:08 |
420 | 이타적 유전자여! | 조진형 | 1899 | 2004.06.28 08:24 |
>> | 이젠 안녕 | 이영진 | 904 | 2007.03.21 1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