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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3) - 산토끼와 꿩 잡기

구름의 노래 | 2018.02.05 05:54 | 조회 2736 | 공감 0 | 비공감 0

                                            

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3) - 산토끼와 꿩 잡기

  

 시골에서는 고깃국을 먹는 기회가 무척이나 적습니다. 김장할 때 남은 배추와 무청을 그늘에 말려 갈무리를 해두었다가 된장과 멸치를 넣고 푹 끓인 된장국은 자주 먹었습니다. 초봄에는 밭에 가서 나생이, 씀바귀, 봄동을 캐어 와서 국을 끓이거나 된장 찌개를 해서 먹었습니다. 초가을에 비가 왔을 때에는 썩은 버드나무 밑둥치에 자란 버드나무 버섯을 따다가 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시래기 된장국은 배가 금방 꺼지고, 너무 자주 먹어서 그리 맛있는 국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의 도시 사람들이 식당에서 깡보리밥과 시래기 된장국을 사 먹는 것을 보면 세월의 흐름을 느끼곤 합니다. 집에서 기르는 닭, 오리, 토끼, 염소, 돼지, 소 등도 있습니다만 소는 살림의 으뜸이고 다른 집짐승들은 팔아서 살림에 보태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제사나 명절이 아니면 고깃국을 먹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낙엽이 지고 하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이 찾아오면 양지바른 산기슭에는 망개나무가 지천으로 널려서 통통하게 익은 망개 열매가 무척 많습니다. 연못 둑이나 개울가에는 까치밥나무마다 까치밥 열매가 빨갛게 익어 그 자태를 뽐냅니다. 망개나무는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줄기에 열매가 열리기 때문에 노루는 키가 커서 겨우내 따먹을 수 있지만, 늦가을에 도토리를 모아서 땅에 묻어 두고 겨울에 꺼내 먹는 다람쥐도 별 배고픔 없이 겨울 살림을 살았지만,  불쌍한 산토끼와 꿩들은 겨울이 오면 정말 먹을 것이 없습니다.

 

 농약은 시골에서 매우 요긴하게 쓰입니다. 그러나 그 독성이 매우 커서 사용할 때에는 어른들께서 조심해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농약 중에서도 독성이 가장 큰 농약은 파라티온(Parathion, 액체)과 청산가리(靑酸加里. cyaanKalium, 분말)입니다. 집집마다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파라티온은 세계적으로 생산이 금지되었고, 청산가리는 구매하는데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파라티온은 과일나무와 벼의 병충해 방제에 지속적으로 사용되었고, 청산가리는 양력 2월에 생석회(산화칼륨, Kalium)와 섞은 후 물로 희석하여, 과일나무 잎이나 꽃이 피기 전에 나무 전체에 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파라티온은 농약으로만 사용되었지만, 청산가리는 농약이 아닌 특별한 용도에도 사용했습니다. 꿩과 산토끼를 잡는 데는 청산가리만 한 것이 없습니다. 야산이나 개울가에 가서 망개 열매와 까치밥 열매를 줄기 혹은 가지째 꺾어 와서 바늘로 열매의 껍질을 가로로 둥글게 반구(半球) 형태로 떼어냅니다. 그런 다음 껍질 안에 있는 씨앗을 빼고 그 안에 청산가리 가루를 넣은 후 촛불의 촛농으로 떼어 낸 껍질과 줄기에 붙은 껍질을 붙여줍니다. 이렇게 만든 망개와 까치밥을 저녁 어스름에 산 주변의 논이나 밭에 일정 거리를 두고 가지째 꽂아둡니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 일찍 그곳에 가면 보통 토끼 2마리 꿩 3마리 정도는 죽어 있습니다.

 

 종종 헛걸음할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토끼와 꿩을 몇 마리씩 집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면 내장 일체와 식도 주변을 모두 칼로 잘라 내고 국을 끓여서 먹었습니다. 산짐승들이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국 기름이 맑아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고기를 뼈에서 발라내어 양념장에 숙성을 시켰다가 풍로 숯불에 석쇠를 얹어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구이는 주로 어르신들의 술안주로 많이 드셨습니다. 동네 친척 어르신들께 번갈아 가면서 잡은 산토끼나 꿩을 한 마리씩 갖다 드리고 칭찬도 많이 받았습니다. 면 소재지에 있는 국밥집에 팔아서 공책, 필통, 연필도 샀으며 동아(표준) 전과와 동아(표준) 수련장을 사서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만화왕국, 어깨동무, 새소년이라는 어린이 잡지도 사서 보고 동무들이 가지고 있는 만화책과 바꿔 보기도 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린 나이에 겁도 없이, 맹독성을 지닌  청산가리를 건넌방에 혼자서 맨손으로 만지고 손도 제대로 씻지 않았던 무지(無知)에 저 스스로도 놀랍니다. 한편, 무엇보다도 자연의 순리에 맞게 잘 살아가는 산짐승들의 생명을 무차별적으로 죽였기에 마음 한구석이, 오늘에 이르도록 늘 찔립니다. 때문에 사찰(寺刹)에 갈 때마다 잊지 않고, 명부전 지장보살(冥府殿 地藏菩薩)님께 제가 죽인 짐승들의 명복을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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