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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설교가 된 소설,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
조정래 소설 '풀꽃도 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느낌은 다양할 것이다. 교육에 대하여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이 책이 우리 교육현실을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민감한 교육 현안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발언하고 있다는 점은 일단 시선을 끈다. 그런데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에피소드들은 교육현장과 긴장감 있게 밀착하지 못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판단이야 독자 몫이겠지만 소설을 통해 드러내는 것과 현실의 그것과는 상당한 질감의 차이가 있다. 이 책에서 조정래 특유의 물흐르듯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하긴 힘들다.
교육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모습을 그린 정아은의 '잠실동 사람들'과 소재와 공간은 대단히 비슷하다. 그러나 잠실동 이야기가 작가의 판단을 배제한 채 냉정하게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형식을 취했다고 하면 '풀꽃도 꽃이다'는 같은 교육현실이되, 저자는 처음부터 어느 한편을 택함으로써 균형을 잃은 격이다.
더 나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를 계도하고 있다. 등장 인물들의 대화만으로, 혹은 단순한 상황 묘사만으로도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여실히 드러날 것임에도 저자는 끊임없이 긴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이 소설의 나쁜 점은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 독자를 과도하게 교육하려 하는 점이다.
조정래 특유의 쫄깃한 서사를 기대했던 분들은 적잖이 실망할 것이다. 소설 전반에 걸쳐 기대를 허무는 서술이 많다. 문장 구성이나 단락 구분이 허술한 것은 둘째 치고 상투적 표현, 과잉 친절로 인해 오히려 쉬이 읽혀지지 않는 곳도 많다. 수년의 자료 조사와 폭넓은 취재를 사회적 통찰로 엮었다고 했지만 소재는 상식 수준에 머물고 있고, 각 에피소드들은 쉽게 한 맥락으로 읽혀지지 않는다.
주인공 격인 강교민은 소설 속에서 '이상적인 교사'로 그려진다. 교사로서 사명감은 물론이고 상황에 대한 이해와 판단 등이 대단히 완벽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것이 독자들(특히 교사인 독자들)을 불편하게 한다. 김려령의 완득이에 나오는 학생주임 동주가 보여주는 현실감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 조정래는 이상적인 교사 강교민과 착한 교사 이소정을 통해 쉼없이 독자들을 교육한다. 최근 교육현실을 진보와 보수로 편리하게 구분함으로써 소설적 재미도 놓치고 긴장감도 떨어졌다. 교육에는 이러한 이분법적 구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증층적이고 복잡한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가.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들은 분명히 있다. 교육현실이 아이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황폐화돼 있다는 것,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의 꿈이 저당잡히고 있다는 것, 그러나 혁신학교 혹은 대안학교에서는 일반학교에서는 담아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는 것, 이 주장을 위해 저자는 몇 사람과, 몇 가정과, 에피소드를 채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대한 있는 그대로 서늘하게 그려내되, 묘사는 조정래 식으로 하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방식을 취했어야 했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 척박한 교육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까봐 너무 걱정을 한 나머지 과잉 친철을 베풀었고, 그것은 긴 설명과 계몽으로 이어져 소설적 재미를 반감시켰다. 그래서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긴 설교를 들은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일이 있어 읽기는 했는데, 기대가 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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