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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교사들의 아비투스

교컴지기 | 2013.12.03 09:41 | 조회 8287 | 공감 3 | 비공감 0
교실 출입문에 자빠져 가로 누워있는 대걸레에 많은 아이들이 걸려 넘어진다. 욕을 내지르면서도 누구 하나 치울 생각은 하지 않는다. 때로 교사도 여기에 걸려 넘어진다. 이 같은 사태는 아이들의 무료를 깰 흥미로운 볼 거리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만약 교사가 "이거 왜 안 치우니?" 라고 묻는다면, "그것 제 담당 아닌데요.", "제가 안 그랬는데요." 등의 답을 들을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묻고 상처받느니 그냥 교사가 집어 들어 정돈하는 것이 빠르다. 실제 많은 교실의 상황은 그러하다. 그것 외에 이 사태를 두고 아이들의 책임을 묻는 것, 교육적 의미를 설명하는 것 모두 무의미하다. 난 이것이 오늘날 교실에 만연된 '일인 일역'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자기 일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룰'이 되어 버린, 철저하게 개별화된 아이들의 삶 속에 교육이 파고들기가 참으로 힘겹다.

교실에서 해야 할 일 한 가지에 대하여 한 사람씩 대응시켜 책임을 맡긴다는 일인 일역은 교사들이 피해가기 힘든 유혹이다. 그것이라도 없다면 난장판이 될 교실을 그나마 차선으로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합의된 약속, 공동의 책무, 타인에 대한 배려, 즉 '민주적 시민성'은 이미 교실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자. 교실에 만연된 일인 일역은 무엇을 닮았는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학교의 모든 업무가 세분화되어 교사들에게 맡겨지는 '업무분장'을 쏙 빼닮았다. 학교의 업무분장은 질높은 수업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도 아니요, 아이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체제는 더욱 아니다. 그것은 공교육 체계의 말단에서 행정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관리와 통제를 병행하기 위해 교사들에게 개별적 책무를 부과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관료 체제의 전형적 형태이다. 

무섭지 아니한가? 교사들의 '아비투스(habitus)'는 부지불식 간에 자신이 속한 집단의 습속을 그대로 아이들에게 대물림한다.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과 전혀 상관없는 소모적 행정업무에 내몰리는 것에 대하여 좌절하면서도, 저항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투사하기, 오늘날 학교 생태계의 모습이다.

더 나아가 기법 위주의 협동학습을 보자. 여기서 행해지는 '역할분담'은 무임승차를 방지한다는 명목 아래 모둠에 속한 구성원 모두에게 되도록 '공평하게' 역할을 부여한다. 이 과정을 보면 결국 나의 책무를 다 해야 우리 모둠의 성취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동기에서 나왔다. 

교무실의 업무분장도, 교실에서 하는 일인 일역도, 기능적 협동학습에서 즐겨 쓰는 역할분담도 모두 그 뿌리는 비슷하다. 집단내 개인에게 부여되는 명확한 역할을 통해 무엇이 잘못됐을 때, 잘못의 원인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문책할 수 있다는 관료제의 핵심 기능, 바로 그것이다. 

이것에 오래 길들여진 교사는 '공정한 업무분장'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쉽게 동화되어 어떻게 하면 업무를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에 과몰입한다. 오늘날 학교 인사위의 모습을 보면 이것에서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업무가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정말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성찰적 물음은 제쳐두고 그저 공정하게 나누어 불만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에서 학급에서 행해지는 일인일역이나 기능적 협동학습에서 별 문제의식 없이 도입되는 역할분담 같은 것이 나온다. 

모든 새로움은 기존의 질서를 배리(paralogy)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질서의 수호자여서가 아닌 '해체를 통한 재구성'으로 나아가는 창조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요즘 꽤 거론되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어떤가? 기존의 교육과정에 대한 해체없이 재구성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재구성이 아닌 '기존 교육과정의 주석'에 불과할 뿐이다. 아무런 고민없이 공정함이라는 신화에 매몰되어 일인일역, 무임승차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기계적 역할분담을 남발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꿈꾸었던 '민주적 시민성'은 자기 일이 아니면 절대로 간섭하지 않고, 개인적 책무만을 명확히 하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나와 타자간에 지식과 지식의 섞임, 행위와 행위의 섞임 속에서 한 걸음씩 연속적으로 재구성되는 경험,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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