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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오늘도 너무 바빠 종종 걸음 중이신 김선생님께
이 글은 아래 '소모적인 일에 너무 진지하게 매달리는 김선생님께'에 이어서 쓰는 글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잠시 나열해 보겠다. 중학교 수학교사, 대학의 겸임교수, 온라인 교사공동체 교컴 대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교육희망 객원필진, 교사연수 강사, 연구 및 수업 컨설팅 등. 크게 보아 난 '가르치고 배우는 일'과 '읽고 쓰는 일'을 즐겨하는 것 같다. 꽤 많은 일을 하는 편이지만 그로 인해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 않는다.
서두에 이 말씀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내가 교사들의 소모적인 일을 반대한다고 해서 내가 하는 일이 오로지 나에게만 유익한 그런 일의 종류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 때 나도 부장교사를 할 때는 끝도 없는 업무에 시달렸던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므로 내 이야기는 어떤 교사들을 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주는 준엄한 호통이기도 하다.
교사들 중에는 출근하자마자 컴퓨터에 전원을 넣으며 '이런 저런 공문을 확인하고 혹시 누락된 일이 없는지, 보고 기일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노심초사하며 늘 바쁘게 지내는 분들이 있다. 쫓기듯 수업에 들어가고, 수업 역시 업무를 진행하는 기분으로 '처리하고' 그 다음 일에 매달린다. 대개 이런 분들은 자신의 업무 진행을 주변에 중계한다. 그래서 나도 그들이 얼마나 바쁜지 웬만큼 알고 있다.
몇 학교를 거쳐오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이런 교사들일 수록 대단한 사명감으로 무장돼 있다. 마치도 학교운영이 관리자와 자신을 포함한 소수의 핵심적인 교사들의 열정으로 운영되는 듯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딱히 필요하지 않은 일임에도 늦도록 책상을 지키고, 주말 출근을 감행하여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보이고 싶어하는, 헌신과 희생의 '모범적인' 교사들 말이다.
난 한편으로 생각한다. 그토록 바쁜 일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일인지, 그와 그가 만나는 학생들의 발달에 얼마나 기여하는 일인지 의문이다. '교사들은 정신없이 바쁜 존재였으면, 다른 여유를 갖는 것을 사치로 알았으면' 하는 누군가가 있어 꼭 조종과 통제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그렇다. 그것이 관료체제라 부르는 시스템이다.
공문 더미에 파묻혀, 읽고 쓰는 것이라곤 온갖 종류의 공문이요, 머리 속에는 어떤 내용은 언제까지 보고해야 한다는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는 상태라면 애초부터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줄 소양은 없다고 모아 무방하다. 나는 지금 교사들에게 잡무로부터 벗어나라는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과연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학교와 교실공동체의, 수업의 '본령'이 어디있는지 진지하게 자문하라는 것이다.
사유가 없는 교사에게서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늘 수업과 관련없는 일에 쫓기는 교사에게서 다양한 수업방법의 시도를 기대한다?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은 일을 주문하면, 결국 남는 것은 성과주의적, 형식주의적 일처리요. 공허한 보고서일뿐.
그러므로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통찰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핵심적인 일'이 무엇이고, 다른 어떤 일들이 그것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일인지, 어떤 일이 그것과 관련이 없거나, 심지어 방해하는 지 말이다.
경쟁적 대입시스템 등 구조적인 문제를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구조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의 개선을 요구하는 말단의 현장에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부단한 사유와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막상 구조가 개선되더라도 그것은 그의 몫이 아니다.
민주적 절차와 논의구조 속에서도 '피곤해요, 내가 해야 할 일만 딱 맡겨주세요.'라는 젊은 교사가 있었다. 이런 기능적 일처리 관성이 나도 모르게 체화되고 확산되어 교사들의 일이 '단순하게 딱 떨어지는' 것으로 환원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교사를 소모시키는 일들을 제대로 확인하고, 수업을 중심으로 교사의 일을 재편할 때만 교사의 눈에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들어올 것이란 사실이다.
서두에 이 말씀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내가 교사들의 소모적인 일을 반대한다고 해서 내가 하는 일이 오로지 나에게만 유익한 그런 일의 종류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 때 나도 부장교사를 할 때는 끝도 없는 업무에 시달렸던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러므로 내 이야기는 어떤 교사들을 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주는 준엄한 호통이기도 하다.
교사들 중에는 출근하자마자 컴퓨터에 전원을 넣으며 '이런 저런 공문을 확인하고 혹시 누락된 일이 없는지, 보고 기일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노심초사하며 늘 바쁘게 지내는 분들이 있다. 쫓기듯 수업에 들어가고, 수업 역시 업무를 진행하는 기분으로 '처리하고' 그 다음 일에 매달린다. 대개 이런 분들은 자신의 업무 진행을 주변에 중계한다. 그래서 나도 그들이 얼마나 바쁜지 웬만큼 알고 있다.
몇 학교를 거쳐오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이런 교사들일 수록 대단한 사명감으로 무장돼 있다. 마치도 학교운영이 관리자와 자신을 포함한 소수의 핵심적인 교사들의 열정으로 운영되는 듯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딱히 필요하지 않은 일임에도 늦도록 책상을 지키고, 주말 출근을 감행하여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보이고 싶어하는, 헌신과 희생의 '모범적인' 교사들 말이다.
난 한편으로 생각한다. 그토록 바쁜 일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일인지, 그와 그가 만나는 학생들의 발달에 얼마나 기여하는 일인지 의문이다. '교사들은 정신없이 바쁜 존재였으면, 다른 여유를 갖는 것을 사치로 알았으면' 하는 누군가가 있어 꼭 조종과 통제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그렇다. 그것이 관료체제라 부르는 시스템이다.
공문 더미에 파묻혀, 읽고 쓰는 것이라곤 온갖 종류의 공문이요, 머리 속에는 어떤 내용은 언제까지 보고해야 한다는 긴장감으로 가득차 있는 상태라면 애초부터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줄 소양은 없다고 모아 무방하다. 나는 지금 교사들에게 잡무로부터 벗어나라는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과연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학교와 교실공동체의, 수업의 '본령'이 어디있는지 진지하게 자문하라는 것이다.
사유가 없는 교사에게서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늘 수업과 관련없는 일에 쫓기는 교사에게서 다양한 수업방법의 시도를 기대한다?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은 일을 주문하면, 결국 남는 것은 성과주의적, 형식주의적 일처리요. 공허한 보고서일뿐.
그러므로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통찰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핵심적인 일'이 무엇이고, 다른 어떤 일들이 그것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일인지, 어떤 일이 그것과 관련이 없거나, 심지어 방해하는 지 말이다.
경쟁적 대입시스템 등 구조적인 문제를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구조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의 개선을 요구하는 말단의 현장에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부단한 사유와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막상 구조가 개선되더라도 그것은 그의 몫이 아니다.
민주적 절차와 논의구조 속에서도 '피곤해요, 내가 해야 할 일만 딱 맡겨주세요.'라는 젊은 교사가 있었다. 이런 기능적 일처리 관성이 나도 모르게 체화되고 확산되어 교사들의 일이 '단순하게 딱 떨어지는' 것으로 환원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교사를 소모시키는 일들을 제대로 확인하고, 수업을 중심으로 교사의 일을 재편할 때만 교사의 눈에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들어올 것이란 사실이다.
교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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