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재미있는 TV? 재미만 있는 TV
인터넷 사용 인구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요즘에도 TV는 여전히 힘이 세다.
각 매체가 가진 장단점이야 열거하기 나름이지만, 인터넷의 강점은 상호작용성이다.
사용자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장점이 인터넷의 혼잡성으로
기능하기도 하지만 분명 이러한 점은 매체가 어떻게 발전해야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한다.
TV가 시야에 자주 들어온다. 시야에 들어온다함은 보는 행위 자체가 나의 주체적인 노력에
의해서라기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에 들어온다는 말이다. 쌍방향 TV 등이 운운되지만
아직 TV는 철저한 일방향이다. 아니러니컬하게도 TV가 맹위를 떨치는 이유이다.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기에 TV만큼 저렴하고 편안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오락 프로그램 이야기를 잠시 해 보자.
2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가족오락관 같은 경우에는 그 포맷이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를 무시하지 않아서...즉 시청자에게 보이기 위한 연예인들의 오락행위를 방영한다는 점에서
아주 고전적인 오락프로그램의 한 형태이다. 그래서 그냥 본다. 큰 저항감이 없다.
그런데 이름도 외우기 힘든 젊은 연예인들이 나와서 "지네끼리 노는 프로그램"의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일반인과는 거리가 있는 연예인들 자기기들끼리의 일상사를 주고 받으며
시청자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히히덕거리며 "논다" 그 노는 모습을 보고 웃으라는 건지,
감동하라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 심지어 형, 언니라고 부르며 방송 공간을 사유화하는 행위는
아무래도 지나치다. 때로 분노가 치민다. 아마도 시청자들의 "엿보기 본능"을 자극하는 것을
시청율 제고의 전략으로 삼는 모양인데...아주 많이 양보를 하더라도 제작자의 양식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어디랄거 없이 공중파 방송사에 이런 프로그램은 다 있다.
물론, 시청자가 안 보면 그만이라고 할 것이다. 안보면 그만이라니 이런 오만불손한 태도가 어디있는가?
이는 "전파"라는 것이 물이나 공기와도 같은 공공재라는 사실을 모르는 발상이다.
TV가 늘 교육적인 것만을 고집하는 것도 지루하지만, 시청자들과 전혀 상관없는 연예인들끼리의
게임이나, 일상사 나누기를 계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미디어 폭력이다.
2004 8. 23. 교사 커뮤니티 운영자 함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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