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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좁게 갈 때와 넓게 펼칠 때를 동시에 보는 시야
성장이 일어나는 방식
다시 오지 않을 긴 한가위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원없이 읽고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3일째 밤낮을 바꾸어 살고 있다. 공부를 위해 필독서 읽듯이 했던 텍스트의 행간에도 눈길을 주고, 벗들의 페북 타임라인도 훑어보면서 시한부 여유만만 중이다.
나도 그러했을 테지만, 선생님 벗들의 이야기 속엔 교단과, 아이들과, 동료교사들에 대한 서사들, 그리고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과 개선요구로 가득하다. 교육이란 교단에서, 교사와 아이들이, 교육과정을 두고, 형식을 갖추어 마주하는 일이다. 이것은 대체로 협소하게 접근하는 교육의 정의 중 하나이지만, 내가 보는 SNS 세상에서는 주류적 관점인 듯 보인다.
교육이 학교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야 다 아는 이야기다. 교사만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을 터이다. 한편, 우리 근대 교육사에서 교사들이 온전하게 주인이었던 시기도 별로 없었으니, 교육을 오로지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있는 독점물처럼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당연히 교사의 존재 근거는 교실이고, 대화 상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이들과 동료교사들이다. 여기 SNS에서도 교사들은 교사들끼리 대화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곳이 교육의 고충을 논하고, 대안을 고민하며, 때로 정책을 제안하는 좋은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30년을 교사로 살았고 그 중 해직으로 5년, 공부로 2년 학교 밖에 있었다. 이제 전직하고 3년이니 총 경력 33년 중 10년을 학교 밖에 있었던 셈이다. 교육사유에서도 밝혔듯 교사로서 삶에 대하여 생각할만큼 했고, 또 학교를 넘어 구조 차원에서도 교육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
요즘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 중의 하나는 많은 교사들이, 특히 SNS 글쓰기를 통하여 교육을 말하는 많은 교사들이 이전에 비해 조금 더 학교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교사들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 하면서 학교 밖 모든 교육적 원천들에 대해 갖는 배타성을 종종 발견한다. 그래서 마땅히 성장하는 중이요, 그 성장의 과정에는 학교 안팎을 막론하고 필요한 자원의 공유와 지원이 필요함에도 스스로 견고한 성을 쌓아가는 느낌이랄까.
마치도 지난 시기 '생각은 내가 할테니 당신은 실천만 해'라면서 교사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정책에 대하여, 이젠 교사들 편에서 '우리끼리 잘 할테니 당신들은 상관하지 마!'와 같은 흐름을 형성하는 듯하다. 물론 이런 흐름에는 수도 없이 많은 논리적 근거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된 이면에는 정책의 잘못, 이를 견제할 교원단체의 부실, 예전같지 않은 교사들을 향한 시선 같은 것들이 있다.
교육개혁이란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멈추지 않고 수리하는 과정과 같다는 우치다 타츠루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세상을 개선해 나가는 일은 하나도 단순한 것이 없다. 눈에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정책과 문화 사이에서 비예측적이며 역동적으로 작동하는 것, 작동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교육이다. 교육계의 '계'는 온갖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생태계이자 복잡계이다.
확실히 교단에 있었던 때보다는 교사 아닌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난 그들에게 교사들의 마음을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나 또한 내 의식 형성의 자양분이 됐던 교사 시절을 내 생각의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다. 지난 3년 동안 교사의 마음을 읽고 그것을 온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크게 표시가 나지는 않을 거다. 위에서 언급했듯 교육의 속성이 그러한 때문이다.
종종 놀란다. 마치 일도양단 하듯, 특별한 해결책이 있는 것처럼, 지금 정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무능하여, 바둑으로 보자면 맥점을 발견하지 못해 대국을 그르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선과, 그것에 동조하는 많은 생각들 때문이다. 교육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해충돌이 있고, 이게 꼭 선악 개념으로만 해석되는 것도 아니며 교사의 입장에선 A로 보였던 것도 학부모의 입장으로 돌아오면 B로 보이는 것이 많다.
교육은 성장 외에 다른 목적을 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은 가르치는 자의 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 또한 성장한다. 그 성장은 세상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온다. 그 세상이 교육 밖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핵심 중의 핵심이지만 교사 또한 사회의 일원으로 기여하고, 조력받는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 위에서, 좁게 갈 때와 넓게 펼칠 때를 동시에 보는 시야가 필요하다.
나는 여전히 교사 편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고, 교사들이 온전히 교육활동에만 집중하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교사들끼리 사고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으로 확장할 때라는 것도 확실하다. 교사들을 향한 부정적 시선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교사 편에서도 가끔은 아픈 말을 들어야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 순간, 깊은 성장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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