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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세월호 참사와 리더십의 부재
초유의 비극적 사태를 맞이하여 누군들 부모된 심정으로 아파하지 않으랴마는, 국민들을 더 절망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과 수습능력'인 것 같다. 범정부 대책본부의 현장지휘 책임자가 된 총리는 이미 실종자 가족에게 '총괄책임자'로서의 위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전용 의자에 앚아 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인 교육부 장관 역시 책임있는 정부 관계자의 한사람으로서 이 사태를 바라보는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비극적인 사태가 연일 언론을 타는 동안 한줄의 글도 쓰기 힘들었다. 내 느낌을 담은 글 몇 줄이 이 사태와 관련하여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저 좀더 신속한 구조작업으로 만약에 있을지 모를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구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교사로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사고 초기부터 생존자들에 대한 '심리치료'의 필요성에 대하여 말했는데, 지금 이것이 아주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먼저 구조된 해당 학교 교감을 비난하는 동안 그는 가책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금 해당 학교의 한 학년은 완전한 공백 상태이다. 수업을 재개한다고 하나 서로 모여 비통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 이상 수업 자체가 이뤄지기는 힘든 국면이라 생각한다.
해당학교 자체가 총체적 어려움에 빠져 있는 가운에 이후 학교 정상화 과정을 학교에만 맡길 수 없다. 교육청과 교육부가 구체적인 지원책을 들고 나서야 한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심리치료는 물론이고, 학교 기능의 정상화 과정에서 필요한 제반 사항을 점검하여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지금 교육청과 교육부가 할 일은 바로 그것이다. 수학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재난청을 신설한다는 말이 나온다. 참으로 한가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꾼 것이 바로 현 정권이다. 조직이 없어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운용 능력이 결여된 사람들이 의사결정 권한을 가질 때 더 큰 문제가 된다. 지금 한가하게 조직 신설 이야기를 꺼낼 것이 아니라 신속한 구조에 집중해야 한다.
선장을 비롯한 선박의 주요 직원들의 행태는 무척 잘못됐다. 그러나 비난의 화살을 그쪽으로 돌린다고 해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한 가지가 잘못 됐다고 해서 이어지는 구조과정의 허술함이 용서받을 수 없는 노릇이다. 사고 며칠이 지나서야 속속 등장하는 첨단 구조 장비들을 보면서 왜 초기에 적극적으로 모든 장비들을 동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사고 수습과정을 보아도 총리가 실질적 지휘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고, 그러므로 실종자 가족들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대화요청을 물리적으로 막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졌다. 얼마다 답답했으면 걸어서라도 청와대까지 간다고 했을까? 실종자 가족들의 그러한 움직임은 콘트롤 타워의 부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사태는 각 단위에서 신속하게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모종의 관행 혹은 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각 단위의 자율성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비상사태를 맞아 이를 주도하고 총괄할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하는데 그것 역시 보기 힘들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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