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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프랑스 고교생들의 문학적 상상력 기르기, 르 공쿠르 데 리세앙

교컴지기 | 2017.12.14 13:14 | 조회 4786 | 공감 1 | 비공감 0

 

마사 누스바움의 책 '시적 정의(poetic justice)'의 메시지는 '문학적 상상력''사회적 정의'의 결합이다. 세상의 작동 원리 같은 것이 분명 있겠지만 논리와 실증을 넘어 자유롭게 상상하는 능력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특권이다. 몸과 의식의 자유로운 유동과 상상은 허황한 뜬구름 잡기가 아니라 세상을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 좋은 방법이다.

 

언젠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문학 작품을 이해시키려 노력하는 교과서 저자의 처절한 노력을 보았다. 익히 알려진 문학 작품의 일부를 제시하고 여기에서 핵심 어휘, 중요 문장, 혹은 비유나 대조가 있는 곳에 말 주머니를 달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것은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빌미로 시험공부를 시키는 것 말고 다른 것이 아니었다.

 

위에서 말한 문학적 상상력과 사회적 정의가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다시 말해 이러한 문해력(literacy)이나 시민적 소양을 기르자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합의요, 일상이라면 말이다. 물론 달라지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문해력이나 소양은 기본적으로 눈에 보이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학적 상상력을 가짐으로써 어떤 효과와 이득이 있을까를 따지는 세속적 실용주의는 사람을 더 급하게 만들고, 인식의 범위를 좁게 하며, 읽어야 할 텍스트를 실용서 위주로 만들 위험마저 있다. 시민들의 독서량이 꾸준히 줄어가는 와중에도, 자기계발서와 실용서들은 꽤 팔리는 양상을 보면 그러하다.

 

독자들은 질문할 것이다. "그래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문학적 상상력과 사회적 정의감을 키워줄 것이냐, 교육은 무엇이라 답할 것이냐?"라고 말이다. 이는 그 어떤 상상일지라도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다면 그것이야 말로 사치스런 유희적 사변에 불과한 것 아닌가 하는 말과 같다. 물론 나는 구체적 실행계획 따위가 없더라도, 허황한 상상만으로도 인생은 충분히 즐겁다고 생각한다.

 

시험으로 선발을 하고 있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온몸으로 경쟁을 체화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문학적 상상력을 가지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일 수 있다. 사회 전반의 문화를 바꿔야 하고, 성인들의 독서량도 늘려야 하고, 학교와 교실의 문화도 당장의 쓸모보다는 자유로운 상상력이 보장되는 분위기로 바꾸고...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그냥 되도 않을 희망 사항을 반복하여 나열하는 것처럼 보인다. 구체적 실행계획 따위를 신봉하는 사람들에게 문화, 소양, 상상과 같은 이야기들은 참으로 한가하게 들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은 이에 대해 어떤 답을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런 고민 끝에 오늘 아침 발견한 신문 기사는 '프랑스엔 고교생들이 기성 작가에게 주는 문학상도 있다'는 제목을 달고 있다.(조선일보 12.14, A37) 흥미롭게 읽어보니 원조 문학상 공쿠르에 빗대 '르 공쿠르 데 리세앙'으로 불리는 고교생이 심사하는 문학상에 관한 이야기다. 심지어 원조 공쿠르 수상작 5권의 2012-2016년 판매 부수가 398천부인데 이 고교생의 공쿠르상을 받은 작품은 443천부가 팔렸다는 것이다.

 

부러운 점은 고교생의 공쿠르를 프랑스 '교육부'와 대형 서점 '프낙'이 주관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전국 50개 학교 2000명의 학생이 심사위원이 되어 본선에 오른 15권의 소설을 두 달 동안 읽고 최종 후보작을 4권을 압축하여, 지역대표로 뽑힌 학생들이 최종심을 거쳐 TV 앞에서 수장작을 발표한다는 과정으로 진행한다. 교육부가 주관한다는 것도 참으로 부럽고, '고교생이 두 달 동안 15권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도 너무 부럽다.

 

프랑스 고교생들의 문학적 상상력은 이렇듯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은 프로젝트를 통해 길러진다. 그저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독해하는 데 할애하는 문학교육과는 애초부터 결이 다른 접근이다. 그래서 앞으로 강의할 때 "문학적 상상력은 교육을 통해 어떻게 길러집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공쿠르를 주도하는 프랑스 고교생들의 사례를 답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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