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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민주주의의 정원(에릭 리우/닉 하나우어)
'좌우를 넘어 새 시대를 여는 시민 교과서'라는 부제에 끌려 몇 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다 읽었다. '좌우를 넘어'라는 표현은 '중도의 입장에서'라든지 '제3의 길' 같은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일관하여 '대안적 좌파'의 시각을 견지한다.
"설명력을 갖춘 새롭고 강력한 은유들은 우리가 어떻게 경제를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롭고 놀라운 결론으로 이어진다." -35쪽
"시민정신은 우리가 상호의존적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나 포용적이고 다민족으로 구성된 시장 민주주의에서 우리가 사회적 동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가치와 시스템, 기술이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 85쪽
"훌륭한 시민은 이미 폐쇄된 사람들 간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영역 간에 다리를 놓는다. 결합은 신뢰를 집중시키지만 연결은 신뢰를 확산시킨다." - 100~101쪽
"우리는 큰 정부 대 작은 정부에 관한 논쟁은 이만 마무리짓고 무엇what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큰big 정부, 어떻게how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작은small 정부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 - 199쪽
경제를 보는 거시담론인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에 따라 대체로 진보에서는 큰 정부를(시장에 대한 국가개입 강화), 보수에서는 작은 정부를(정부는 개입을 최소화, 시장의 자율에 맡김) 지향한다는 일원적 논리를 확장하여 여기에 어떻게how를 붙여 저자의 주장이 단순 절충 이상임을 밝힌다.
저자는 <Big What, Small How>에 대하여 '어떻게'에 접근하는 몇 가지 방식을 소개한다.
1) 지역적으로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행동하라.
2) 시민의 만물상이 되어야 한다.
3) 더 똑똑한 주체가 되어야 한다.
4)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생성하고 강화해야 한다.
5) 다양한 예방책을 제안해야 한다.
6) 더 많은 넛지Nudge(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를 만들어내야 한다.
7) 더욱 전략적이고 누진적으로 과세해야 한다.
8) 장려책을 마련하고 기대 이상의 실적은 포상해야 한다.
9) 가차없이 솎아내야 한다.
아울러 저자는 Big What, Small How를 '요령있는 정원사가 일하는 방식'이라 말한다. 정원사는 넝쿨에게 담장을 타도록 시키거나 장미가 저절로 피게 만들 수는 없지만, 채소를 심을지 꽃을 심을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필요한 토마토와 불필요한 잡초 사이에서 무엇이 제대로 자라고 무엇이 잘못 자랐는지 구분해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정원사는 자신이 정원을 가꾸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원사는 훌륭한 리더도 아니고 시장 그 자체도 아닌, 사유하고 실천하는 시민이다. 조너선 하이트의 추천의 말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함축한다.
"사회는 정원과 같다. 이 단순한 은유를 통해 우리는 사회정책의 복잡성과 그 한계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이기적인 소수가 사회를 망치는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고 있다면, 이 엄청난 책을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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