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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어떤 공정

교컴지기 | 2018.11.21 11:11 | 조회 6203 | 공감 0 | 비공감 0

제목으로 쓴 '어떤 공정'의 '어떤' 대신 무슨 말을 넣을 수 있을까. 최근 일련의 교육동향은 여기에 '유사', '미친', '허위'라는 말을 넣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어지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함"을 역설하였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대입시 공론화나 내신부정 의혹 사건 등에서 '공정'은 이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가 됐다.


아래 그림에서 오른쪽은 현실(reality), 왼쪽은 공평(equality), 가운데는 공정(equity)을 나타낸다. 공평은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고 공정은 단지 동등한 것이 아니라 '바른'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아마도 대통령은 이것을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라고 말했을 것이다. 맞다. 공정은 '정의'를 포함하여 완성되는 개념이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은 촛불혁명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분노 속엔 이 사태의 '공정하지 못함'에 대한 거센 반응이 담겨 있었다. 그 과정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국정농단이 밝혀졌으며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혁명적으로 비약하여 마침내 정부를 바꾸는 데까지 나아갔다.


그리고는 대입시 개선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의 과정이 이어졌다. 정시를 확대하자는 목소리는 '정시가 공정하다'는 근거를 댔다. 그리고 어제 대통령은 '수능이 가장 공정하단 여론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S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사건을 '학사비리'로 못박고 이것이 공교육 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몹시 아쉽다. 이 발언은 시민들에게 '공정함'에 대한 왜곡된 메시지를 줄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이미 왜곡된 흐름을 기정사실화했을지도 모른다.


정시를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안에도, 시험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교사와 학생을 서둘러 처벌하자는 목소리 안에도 '공정함'을 담고 있다. 이때의 공정은 '기회의 공평함'을 추구하는 반쪽짜리 공정함이다. 정의를 외면한 공정은 '기계적 공정'에 머문다.


이렇듯 온 시민이 공정함에 함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소한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 때문이다. 시민성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가운데 자원을 나누는 방식은 무엇일까. '그것을 원하는 자들이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국가는 관리만 잘하면 면피할 수 있다. 경쟁에서 패배한 책임을 개인 당사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비용 역시 경쟁자가 부담한다. 패배의 책임을 개인화하고 개인이 경쟁비용을 부담하는 이 극단적 경쟁 시스템이 국가를 비겁하게 만든다.


시민들은 왜 이런 극단적 경쟁 압력 속에 놓이게 되는지, 근원을 따질 여유가 없다. 현실의 경쟁에서 이겨야 대학도, 일자리도, 종국에는 삶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우린 극단적 경쟁사회 속에서 낱낱의 객체로 분화하여 타인을 모두 경쟁상대로 인식한다. 이 경쟁압력은 마치도 임계점에 이른 압력밥솥 같아서 언제 터질지 모를 지경이 됐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일차적으로 경쟁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이 극단적 경쟁을 완화할 방책을 내놓아야 하며, 편안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아쉽게도 지금 국가는 그저 일차 단계에 머물러 있다. 머물러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 상황을 온존, 강화하려 한다. 기계적 공정함을 추구하는 여론에 편승하여 경쟁의 관리자로 머문다면 이는 국가의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다.


해마다 수능을 치루고 나면 난이도 조정이 어떠했나, 문항 오류가 있었나, EBS 교재에선 몇 %를 출제했나 등등 평가의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아우성이 온 나라를 휘감는다. 국가와 언론이 그리고 수험생과 학부모가 이 단 하나의 이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정의를 상실한 '유사 공정, 허위 공정, 미친 공정'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사람을 뽑을 때 가장 단순한 방식은 시험을 보는 것이다. 관리만 잘하면 모두가 승복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공정함을 기하기 위해 수험생이 '현재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묻는다. 나아가 해석의 여지가 없는 '객관적 지식'을 묻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면 시험을 보는 자는 가능한 많은 지식을, 단기간에, 암기식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아는 것은 많은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량으로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미래교육을 말하고, 역량중심교육을 말한다. 한 번도 제대로 된 지식교육을, 역량교육을 해본적도 없이 온 시민이 시험준비용 공부와 자원획득용 시험으로 일생을 소비한다.


대통령께서는 후보 시절 힘주어 말했던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에 대해 다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이것이 '경쟁관리용' 멘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정말 무엇이 공정인지 어떻게 정의로운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고민하셔야 한다. 교육부도 마찬가지다. 한치 앞만 보다가 기계적 공정이라는 덫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비극적 결말은 피해야 한다. 물론 교육의 철학과 가치를 세우는 것은 어렵고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정이다. 이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 힘들다고 공론화에 맡기자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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