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어제는 전교생에게 모두 검은 리본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전날 검정 천을 떠다가 학생 모두에게 리본을 만들어 달아 주자고 몇몇 선생님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검정 천을 사려는데 저희 학교 선생님들의 마음을 아시고 옷감가게 아주머니께서 많은 천을 아에 통채로 무상으로 주십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추모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았나 봅니다.

국민장이 치뤄진 후. 학생회 임원과 각반 대표들이 갑작스럽게 분향을 가고자 해서, 참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인솔해서 가깝지 않은 민주당사 분향소를 찾아 갔습니다.

교복에 검은 리본을 단 남녀 학생들이 분향소에 들어서니 분향소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모두들 놀라워 하시면서도 반가워하십니다. 

내리쬐는 태양볕을 받으며 먼길을 오갔지만, 학생들 입에서 불만의 소리 한 번 나오지 않았습니다.

얼굴은 붉어지고, 몸에 땀이 묻어났지만, 철없이만 보였던 우리 아이들이 부쩍 성장해 보였고, 대견스럽게만 보였습니다. 

고인이 되셨지만 그분께서,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섬김이 무엇인가,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가, 진정 하나됨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삼가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