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 키우기 자발적 후원 |
- 1새 책! 『객체란 무엇인가 : 운동적 과정 객체론』 토머스 네일 지음, 김효진 옮김
- 2[서평 안내] 보리 속담 사전 독서 체험단 모집
- 3안녕하세요
- 4너의 장점은? - 최백규
- 5초대! 『육식, 노예제, 성별위계를 거부한 생태적 저항의 화신, 벤저민 레이』, 『죽음의 왕, 대서양의 해적들』 출간 기념 마커스 레디커, 데이비드 레스터 저자 화상 강연 (2024년 6월 2일 일 오전 10시)
- 6[모집] 경기교사노조 나눔 프로젝트 교육동아리 부원 모집(~5/23)
- 7⭐️2024 보훈문화교육 수업안 경진대회⭐️
- 8[문화 공연] 공연봄날 사업을 소개합니다.
- 9[서평] 어휘력, 문해력, 표현력 필독서 보리 속담 사전
- 10새 책! 『사변적 은혜 : 브뤼노 라투르와 객체지향 신학』 애덤 S. 밀러 지음, 안호성 옮김
|
span> |
교컴 포토갤러리 |
글사랑 교컴
아이들 기르는 이야기 <둘>
<<아이들 기르는 이야기>> - 둘 -
== 태 몽 ==
첫째 딸 기쁨이의 태몽은 `꽃\'이었다.
하늘에서 예쁜 꽃 한 다발이 떨어지기에 애엄마가 받았다고 한다.
우스개같으면서도 잘 믿는 것이 또 애 가진 여인들의 태몽이다.
꽃은 딸이고 열매는 아들이라나,그래서 딸이라고
\"괜찮지 응?\"
하며 도끼눈을 뜨고 내 대답을 기다리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밖에도 그녀가 꾼 태몽은 많이 있다. 아마 여러가지 사정으로 돌봐주지 못 한 것을 그네는 꿈으로 푸는 모양이었다. 피곤하고 힘든 몸이기에 꾸는`개꿈\'이 다 였을 터이지만 어쨌든 내가 맞이하는 `생명\'을 말하기에 그녀의 어떤 말도 범상하게 들을 수 없었다.
그중에 하나가 그 때 살던 집의 아궁이에 뱀 세마리가 들어오더라는 꿈이다.
큰 뱀 하나와 작은 뱀 둘이 그녀가 있는 방의 아궁이로 기어들어오더라는 것이다.
꿈보다 해석이라고 그녀의 해석이 더욱 절묘했다.
용은 본 적이 없어 나타나지 못하고 꿈의 뱀은 곧 용이라고 졸지에 뱀을 용으로 만들더니 용 세마리 중에 둘은 작고 하나는 크니 둘은 딸이고 하나는 아들이라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아이를 낳는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그녀의 얼굴에 쓰여있었다.
내가 초상집에 갔었다며 외박한 것을 미안해 할 때도,
`이다음에 우리는 틀림없이 잘 살거야.\' 하며 얇은 월급 봉투를 내밀 때도
그녀의 얼굴에서 보이지 않던 확신의 빛이
이렇게 `한여름 밤의 꿈\'으로 나타날 수 있다니.
`이런이런, 버려, 버리라구. 맨날 여성 해방 어쩌구 여성 평등이 저쩌구 하는 사람. 좋다구 말하더니 아들은 크고 딸은 작다구? 먼저 그런 생각하는 마음부터 버리지 않으면 애려워요. 사모님 자기자신 먼저 해방시키시죠. \'태기도 없던 때라,`에이 거짓말 .\' 하는 식으로 그녀의 첫 태몽에 대한 나의 반응은 끝이 났다.
몇 주일 후 그녀는 아이가 들어섰음을 공표했다.
3개월째란다.
감쪽같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믿을 수 없을만큼 둔한 나자신을 원망하다 나는 문득, 웃어넘겼던 그녀의 첫`태몽\'이 생각이 났고 뱀 세마리가 나의 발목을 감싸며 다가오는듯한 착각에 흠칫했다. 배~ㅁ?". 으~~
아무리 꿈에는 용이 뱀으로 나타난다지만 그래도 내게 뱀은 뱀이었다.
꿈에서의 뱀이라고 뱀이 뱀아니랴?
만화영화 `요괴인간\'.\"빨리 사람이 되고싶다. 벰.... 베라.... 베로..... 으으~~
\" 전생의 원수가 후생의 자식으로 난다는 데.(나는 이때의 내 생각이 얼마나 정확했던가 하는 것을 곧 알게된다.)
내가 그녀의 소위 `태몽\'에 대해 시큰둥하자 그녀는 곧 다시 다른 꿈을 꾸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제법 예언자인양 행세했다.
물론 그녀의 임신 선언과 함께 내 생활은 더 `아름다워\'졌다.
일찍 끝나는 직장이 때론 \'웬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나는 이 글을 절대로 그녀가 읽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한다.^^;;)
다섯시 종이 땡칠 때까지 들어오지 않는 날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너를 뱃을 때 아빠가 어떻게 술을 마시고 몇 시에 들어왔더라. 들어와서는 엄마는 힘들어 죽겠는데 술냄새 풀풀 날리면서 발도 안씻고 자더라
등등의 `일급기밀\'을 털어놓겠다는 압력이 슬슬 배를 쓰다듬는 손과 눈으로 말해지고 있었고 나는 여자와 남자의 하는 일이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몸으로 실천하는 아름다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지금도 아내는 신혼 초의 그 몇 개월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하곤 한다)
김국환씨의 <접시를 깨자>는 그 때만 해도 큰 일 날 소리였던 것이다.
깰 접시도 없었을 뿐더러 그릇이 깨진다는 것은 자고로 불길한 징조가 아니던가?
그것은 내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나는 설겆이 열심히 하던 그 시절 그릇 하나 깨 먹지 않은 것을 기억한다.
그런 일이 있은 다음의 태몽이 바로 `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정말 예언자가 되었다. 딸이었다.
이름을 `기쁨\'이라고 지었다.
세상에는 오르막의 갯수만큼의 내리막이 있는 법이고,
희로애락이 있어서 기쁨이라는 이름은 한 쪽의 세계 밖에는 담지 못하지만,
녀석이 자라면서 눈물을 흘릴 때 자기의 이름이 `기쁨\'이기에
친구들에게 `야 너는 기쁨이라면서 슬퍼하고 있느냐\'고 놀림도 받을터이지만,
녀석이 부모 곁을 떠나는 마음일 때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온통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어두움이 어두움을 거듭 낳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그 이름으로 도리어 괴로워하겠지만,
녀석이 이름으로 지어진 운명을 그렇듯 무거워하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너그러워지고,
친구들의 놀림을 오히려 격려로 들으며 자랄 수 있다면...
나와 아내의 곁을 떠나도 녀석의 이름은 늘 함께 하여서 끝내는 그 의미대로 되어진다면...
세상의 슬픔들이 오롯이 그 짝이 되어 서로의 어깨 기댈 수 있다면...
......
s모 방송의 선전이 나오면
\"기쁨 주고 사랑 바~?"는 sxx oo방송\"
둘째 훈민이는 언니에게 유난히 까탈을 부리고 불만 가득 웅얼웅얼 말하다가는 끝내 채널을 다른 곳으로 바꿔버린다.
그녀는 T.V의 왕이다.
\"왜 내건 업떠. 언니 방송은 안 보아!!!\"
----------------------------------------------------------------일천구백구십삼년 정월 넷째날
후기:나는 두 딸의 아버지이며 지금 아내는 임신 8개월에 접어들었다.
다시 후기 : 그러고 또 십년이 흘렀네요.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418 | <우리말 바루기> '윗옷'과 '웃옷' | 이국환 | 1754 | 2007.10.23 09:45 |
417 | [시] [시] 발악하듯 백목련 | 함영기 | 1753 | 2003.12.11 14:59 |
416 | [수필] 물처럼 살았으면 | 조진형 | 1749 | 2003.12.23 04:49 |
415 | 비하인드 스토리 [1] | 하데스 | 1739 | 2015.06.18 14:06 |
414 | 가을 단상 [3] | 블랙커피 | 1729 | 2008.09.22 00:12 |
413 | 담넘을 때 엎드리는 선생님 | 조진형 | 1725 | 2004.05.11 07:49 |
412 | 장승욱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5 <새벽동자와 한동자> | 이국환 | 1724 | 2005.03.30 00:51 |
411 | [우리말 바루기]네가, 제가 /니가, 지가 | 이국환 | 1721 | 2006.04.20 11:37 |
410 | 백두대간(복성이재 ~ 무령고개) [2] | 이승욱 | 1719 | 2007.12.21 10:13 |
409 | 앵무새 [6] | 하데스 | 1718 | 2010.09.27 19:53 |
408 | 한참동안 멈춰서서 [2] | 하데스 | 1717 | 2011.03.16 16:20 |
407 | [수필] 옛날 소나무 | 조진형 | 1706 | 2003.12.19 05:06 |
>> | 아이들 기르는 이야기 <둘> [1] | 이국환 | 1702 | 2004.12.29 22:28 |
405 | [기타] 글사랑 교컴 탄생 추카 | 송을남 | 1697 | 2003.12.18 23:37 |
404 | [우리말 바루기] 내일 전화할게/집에 갈까? [2] | 이국환 | 1697 | 2006.04.11 10:58 |
403 | 조용한 야경 [2] | 나무 | 1691 | 2011.01.24 23:01 |
402 | 장승욱 님의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에서 6 '갈치와 풀치' | 이국환 | 1679 | 2006.11.27 13:24 |
401 | [우리말 바루기] '이' '히' 거참 헷갈리네 | 이국환 | 1669 | 2006.04.07 16:34 |
400 | [수필] 그냥 내버려 두세요 | 조진형 | 1667 | 2003.12.20 07:20 |
399 | 너에게 7 [1] | 하데스 | 1664 | 2010.10.29 13: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