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청소년 문화 복음화를 위해 청소년들의 디지털 문화를 열린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최덕기 주교)가 1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디지털 시대의 청소년 문화 복음화\'를 주제로 마련한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이종범(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번역실) 박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에 대한 사목적 대안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가톨릭 교회의 근본 구조안에서 진리 전달방식은 \'탈중심주의\'와 \'쌍방성\'을 추구하는 인터넷의 메시지 전달 방식과는 정면 대치된다\"며 디지털시대의 청소년 사목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 박사는 \"인터넷을 통한 사목의 궁극적 목적은 선교가 아닌 청소년들의 바른 지적ㆍ영적 성숙에 있다\"며 이를 위해 \"사목자들이 사목자로서 권위주의를 버리고 불치하문(不恥下問, 손아랫사람이나 지위나 학식이 자기만 못한 사람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함)할 줄 알며 비합리적 명령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의식 수준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시대의 청소년 문화 운동 현실과 과제\'에 대해 하자센터 김희옥 부센터장은 \"인터넷의 보급 속도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청소년들은 삶의 한 환경으로 자리잡은 사이버 공간에서 정해진 규범없이 떠돌아 다닌다\"고 지적하며 \"살아갈 동기를 발견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표현적 인문학과 규범적 윤리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이버 공간의 지도를 그려 나침반을 갖게 하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신목중학교 함영기(교실 밖 교사 커뮤니티 대표) 교사는 디지털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학습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보화 사회에 맞는 교육방식과 삶의 유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함 교사는 \"이미 청소년들은 미디어의 단순 소비자가 아닌 생산의 주역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소통과 참여로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바람직한 학교 교육은 학생들에게 자율과 다양성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 교사는 \"뭔가를 조직화하고 구조화해 이를 시스템화하려는 정책은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논평자로 나선 박문수(프란치스코, 한국사목연구소 상임연구원) 박사는 \"한국의 디지털 문화가 세계 디지털 산업계의 지침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문화를 단순히 위험하고 걱정스러운 것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청소년 문화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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